수리논술/기본 내용들 / / 2024. 3. 10. 16:54

수리논술의 준비 방향 2/3 (논리적 엄밀성)

안녕하세요~

이전 글에서는 서술 및 첨삭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아무래도 논술을 처음 할 때는 다른 것들보다도 서술 자체가 큰 벽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초반에는 실제 내용에는 하자가 없어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에서 지적을 많이 받게 되지만(ex. 공인된 기호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던지 등), 이러한 부분들은 생각보다 빨리 해결되고 뒤로 갈수록 실질적인 내용 자체에 대한 지적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얼핏 보면 멀쩡하게 적은 것 같은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알맹이가 이상한 것이죠

 

이 부분도 넓게 보면 서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고 실제로 분류하기 애매한 부분도 있지만(ex. 제가 앞선 글에서 예시를 들었던 물어보면 제대로 알고 있는데 논리적 선후관계를 이상하게 기술한 경우라면 이건 서술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애초에 잘못 풀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난 답도 맞았는데 왜 점수가 이렇지??

 

첨삭 받고 위와 같이 의문을 가지는 경우의 상당수가 이에 해당됩니다

답이 맞긴 했으나 풀이 내용의 어떠한 하자(瑕疵)가 있어서 감점당한 것이죠 (물론 순수하게 서술 자체의 문제가 병합되어 있는 경우가 사실 더 많습니다)

 

문제를 통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풀어보시고 답안도 한번 작성 해보세요 (제한시간 25분)

대학 예시답안 ☞ [각주:1]

 

2023 숭실대 자연1 2번


 

이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step 1. 사분원과 P가 만나게 되는 지점을 편의상 Q라 잡고, (0, h)에서 Q까지의 직선 거리와 Q에서 (2, 0)까지 사분원을 따라가는 이동거리를 각각 구한다

step 2. 속력을 고려하여 총 이동시간을 구하고, 미분을 통해 최대지점을 확인한다

 

이 정도면 문제 스타일로 보나, 난이도나 계산양으로 보나, 수능에 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문제입니다 (수능으로 따지면 최고난도 까지는 아니어도 4점 후반부 문제 수준은 될 것입니다)

수능 2등급 정도의 실력이라면 계산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을 수는 있어도 문제 접근 아이디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논술로 내면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점수를 온전히 받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EBSi에서는 매주 1회씩 선착순으로 첨삭을 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 문제도 그 중 한 문제였고 학생들의 제출한 풀이들을 살펴보면 감점을 당한 학생들이 꽤나 많이 보입니다

예시를 2개 정도 살펴보겠습니다[각주:2]


부족한 예 1

학생 답안 및 첨삭 내용 설명(일부)

 

위 답안은 겉으로는 상당히 잘 쓴 답안처럼 보이고(실제로 서술의 기본기는 되어 있는 풀이입니다) 전반적인 흐름이나 답도 맞습니다

그러나 실제 알맹이를 보면 오류가 꽤나 있는 풀이이며, 이 때문에 실제 시험에서는 감점이 상당히 많이 될 수 있습니다

위 첨삭의 주요 내용을 다시 정리하여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t를 구하는 과정에서의 오류

(1) t에 대한 정의는 잘 언급하였으나(점 P가 (0, h)에서 H까지 걸리는 시간) 식 자체가 틀림

(2) 또한 t는 출발하고 나서 흐른 시간이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예시답안처럼 T와 같이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함 & 이는 점 (0, h)에서 (2, 0)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t라고 적은 것에도 해당(예시답안에서는 t(세타) 로 표시함) → 감점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감점은 안 당할 가능성도 꽤 높음

 

# cos세타가 음수?

위의 오류로 인해 애초에 f의 식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미분을 제대로 했어도 f'=0이기 위한 지점에서 cos세타의 값이 엉뚱하게 나올 수밖에 없음 →  cos세타가 음수가 나온 시점에서 명백한 오류이므로 앞의 과정들에서 뭔가 잘못됐다 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답안 작성한 학생은 그냥 무시한 것으로 보임 

 

# f'=0인 지점이 곧장 답?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놓치는 부분으로 f가 미분가능하므로 f'=0인 지점이 특히 한 곳밖에 없으면 그냥 그게 알아서 답이겠거니 라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댓값은 f'=0이라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극댓값인지를 먼저 판정해야 하고(증감표 혹은 예시답안처럼 f'의 부호가 양→음 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함) 구간 내에서 극댓값이 여러개이면서 변수의 정의역이 폐구간일 경우 극댓값 및 경계값들 중 최댓값을 선택하는 과정이 들어가야 합니다(이 문제의 경우 극댓값이 1개이므로 해당사항이 없음)

굳이 논술이 아니라 수능에서도 f'=0이 극값이라고 생각하면 틀리는 낚시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족한 예 2

학생 답안 및 첨삭 내용 설명(일부)

 

이 답안 역시 첫번째 예시에서와 마찬가지로 극댓값을 가지는 이유 설명이 누락된 것이 주요 감점 point 가 될 수 있습니다

 

cf) 사실 그것 외엔 풀이과정의 논리 자체의 오류는 특별히 없으나 오히려 첫번째 예시와는 달리 자잘하게 기본적인 서술상의 문제점들(ex. 새로운 문자를 도입하면 정의 설명이 필요한데 이를 누락하는 등 설명이 필요한 부분인데 누락된 부분들이 많이 보임)이 더 크게 부각되는 풀이이긴 합니다


정리하자면

 

위의 예시는 애초에 교과서에서 정의한 극값의 정의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고, 그 외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ex. 교과 외 개념[각주:3]을 설명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 중 하나입니다)

 

답을 구하는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특히 증명 문제에서는 이런 오류들이 많이 발생하여 감점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증명 문제를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수능 공부를 하다 보면 답을 빨리 구해내는 것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고, 풀이 과정에서 오류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을 세심하게 잘 신경쓰지 못해서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할 때, 

(1) 논술 공부를 할 때만큼이라도 본인이 제대로 풀고 있는지에 대해서 중간중간 검토해보는 습관을 가지고,

(2) 보통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므로 본인이 놓쳤던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관련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이번 주제의 마지막 글입니다

끝까지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1. 출처: 숭실대 입학처

    [본문으로]

  2. 출처: EBSi - 1:1 논술첨삭 - 자연계 수리 기초 - 2023년 7월 4주차 [본문으로]
  3. 수능에서 배우는 소위 '스킬' 이나 '실전 개념' 이라 불리는 내용의 상당수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교과 내 개념을 통해 유도되는 '따름정리'일 뿐이고 교과서에 직접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설명 없이 수능 풀 때처럼 그냥 사용하면 안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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